어제, 주일 교중미사가 막 끝난 뒤에 저는 매우 감동적인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미사 중 성당 앞자리에 낯 선 얼굴들이 보여서, ‘새로 전입 오신 분들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전민동 성당에서 오신 자매님들이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사목회장으로 임명되신 박태순 베드로 형제님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일부러 오셨답니다. 이분들은 신임 사목회장님을 빙 둘러싸더니 조용하고 잔잔하게 축하의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 성당의 성가대원들이신 듯 하였습니다. 성가대원들이 주일날 성당을 비우고 오실만큼 이분들에게는 매우 중요하고 비중 있는 이벤트인 것 같았습니다.(아! 전민동 성당은 2개의 성가대가 있어서 격주로 주일 교중미사를 교대로 봉헌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신임 사목회장님이 그곳에서 어떻게 사셨길래, 얼마나 좋은 분이시길래, 이렇게 아름다운 분들의 축하를 한 몸에 받고 계시는가! 부럽기도 하고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제 폰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으로 기억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랑이 많은 사람’, ‘친절한 사람’, ‘잘 웃는 사람’, ‘생각이 깊은 사람’……. 이런 말을 듣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좋은 분”을 사목회장으로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기분 좋은 새벽을 맞이합니다. 저는 올 3월에 다른 곳으로 임지를 옮기게 되는데, 새 명함에 ‘기분 좋은 사람’이라는 글귀를 넣어 보고 싶습니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일을 실천하며 한 해를 살고 싶은 소망이지요. 에구..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