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

자유게시판

두 번 먹고 한 번 혼인하는 미사 (1)

미사에서 우리는 두 번 식사한 다음 혼인을 하게 된다. 미사에서는 식탁이 두 차례 차려지는데, 첫 번째 식탁에서는 말씀을 먹고 두 번째 식탁에서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신다. 따라서 미사를 “two table”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7월 매일미사 3쪽 참조). 먼저 미사는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일 뿐 아니라 희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 식탁에서 사제는 마지막 만찬에서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과 그분께서 당신을 기억하여 제자들에게 하라고 명령하신 것들을 수행한다. 이 두 번째 식탁예절(성찬의 전례)을 통해서 십자가 위에서 일어났던 예수님의 희생이 완벽하게 재현된다. 그러므로 미사에 참여하는 것은 주님의 최후 만찬에 참여한 다음,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걷고,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에게 희생 제물로 봉헌되는 그 현장에 서 있는 것과 동일하다.

 

우리는 미사에 참례할 때 갈바리아 희생 사건의 단순 참관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먼저 예물봉헌(제병제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빵과 포도주 봉헌은 강한 성서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빵과 포도주는 마지막 만찬에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희생 예식에서도 규칙적으로 봉헌되었다. 이제 빵과 포도주가 상징하는 것, 그리고 이들 예물을 하느님께 바친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보자.오늘날 서구 사회의 식생활 습관과 달리 성서 속의 빵은 주된 요리에 딸려 나오는 음식이 아니다. 빵은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주식으로 생명 유지에 필요한 것이었다(집회서 29:21, 39:26). 사실 빵을 먹다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식사 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창세기 31:54, 37:25, 1열왕기 13:8-9, 13:16-19). 또한 성서에서는 인간 삶을 유지시켜 주는 양식으로 표현되는 것이 빵이다(레위기 26:26, 시편 105:16, 에제키엘 4:16, 5:16). 이스라엘 민족은 연중 규칙적으로 (탈출기 29:2, 레위기 2:4-7, 7:13) 그리고 해마다 주간절(오순절: 첫 수확을 바친 날부터 7주간이 지난 날) 축제 때에 빵을 제물로 바쳤다(레위기 23:15-20). 빵을 봉헌한다는 것은 개인의 희생을 의미하며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드린다는 표현이다.마찬가지도 포도주도 부수적 음료가 아니라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먹던 주된 식사의 한 부분이었다. 그들은 포도주와 함께 빵을 들었고(판관기 10:5, 19:19, 1사무엘 16:20, 시편 104:15) 축제 때나(1사무엘 25:36, 욥기 1:13) 손님 접대에서도 빵을 사용하였다 (창세기 14:18). 빵과 마찬가지로 포도주도 희생 제물로 봉헌되었다. 이스라엘은 한 해의 맏물을 십일조로 성전에 바쳤고(느헤미아 10:36-39),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속죄를 위해 제주(포도주)를 바쳤다(탈출기 29:38-41, 민수기 15:2-15). 예물 증여자와 희생제물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빵과 포도주 봉헌이 상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봉헌한다는 의미를 갖는다.오늘날의 미사에서 바치는 예물의 의미도 이와 같다. 제병제주(빵과 포도주)를 통해 우리는 창조의 선물과 노동의 결과물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린다 사제는 기도에서 이 자연의 열매와 인간의 노동을 저희가 땅을 일구어 얻은 이 빵, 저희가 포도를 가꾸어 얻은 이 술이란 말로 표현한다. 결국 제병제주 예식에서 빵과 포도주의 봉헌은 우리 삶 전체를 하느님께 드린다는 상징이다. “조그만 빵 조각도 쟁기질과 씨 뿌리는 힘든 노동, 이마에 맺히는 수확의 땀방울, 옥수수를 타작하는 피로한 팔의 노고, 오븐의 뜨거운 열기 가까이서 밀가루를 반죽하는 빵 굽는 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한 해 동안 정성껏 돌본 포도나무로부터 수확한 포도열매로 만드는 포도주 역시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사제가 물과 포도주를 섞는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물준비 성가를 부를 때, 사제는 포도주가 담긴 성작에 물을 조금 따른다. 포도주를 묽게 하기 위해 물을 약간 섞는 것은 고대 세계에서 행해지던 보편적 관습이었지만 전례에서 물과 포도주를 섞는 데는 심오하고 중요한 신학적 의미가 있다. 사제는 이 예식을 행하면서 조용히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이 물과 술이 하나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 이 예식에서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신성, 물은 인성을 상징하고 있다. 물과 포도주를 섞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강생, 다시 말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신비이다. 그것은 또한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 (2베드로 1:4)” 하기 위해 그리스도 신성한 삶에 일치되기를 원하는 우리의 외침을 의미한다.사제는 빵과 포도주를 향해 고대 유다 전통에 뿌리를 둔 기도말로 기도한다. 이 기도말은 대략 예수님 시대에 식사로 사용된 빵과 포도주를 축복할 때 유다인들이 사용하던 말에서 따온 것이다.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땅을 일구어 얻은 이 빵을 주님께 바치오니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포도를 가꾸어 얻은 이 술을 주님께 바치오니 구원의 음료가 되게 하소서.”사제가 이어서 바치는 기도는, 빵과 포도주와 이 예물을 하느님께 바치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해 준다. 사제는 다음과 같이 조용히 기도한다: “주 하느님, 진심으로 뉘우치는 저희를 굽어 보시어 오늘 저희가 바치는 이 제사(희생)를 너그러이 받아들이소서.” 이 기도 중에 희생이란 말이 떠올리는 영상은 빵과 포도주와 같이 하느님께 봉헌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모여 있는 신자들이다: “주님, 저희를 너그러이 받아들이소서 .”미사에서 주님께 봉헌하는 빵과 포도주는 우리 삶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미사에서는 우리의 희생이 그리스도의 희생과 합해져서 하느님께 봉헌된다.

 

0

추천하기

0

반대하기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Y안드레아

등록일2013-06-30

조회수8,624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