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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교류) 주님 수난 성금요일 말씀 묵상

 

요한이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입니다.

 

매년 묵상하는 수난기이지만 매년 다른 묵상거리가 떠오릅니다 작년에는 예수님을 환영하고 보기만 해도 기뻐했던 사람들의 모습과 조롱하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한 정반대의 모습에 머물렀다면 올해 수난기에서는 예수님의 한 마디가 계속 머리에 맴돕니다

 

나다.”

 

누구를 찾느냐?”, “나자렛 사람 예수요”, “나다.”

누구를 찾느냐?”, “나자렛 사람 예수요.”, “‘나다.’ 하지 않았느냐?”

 

어제 밤에 성체 조배를 하러 성당에 들어서면서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라는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 한 시간만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성체조배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조배를 하러 오신 분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성당엔 저 혼자 남아있었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고 사제관에 가려는 참에 감실을 바라보니 홀로 계신 예수님이 외롭고 쓸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머물렀습니다. 더 머물며 나다.”하신 말씀을 묵상하고, 예수님이 걸어가신 수난과 고통의 길을 생각하니 예수님은 그 길을 누구보다 당당하게 걷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내 기준에서 외롭고 쓸쓸하다고 생각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외롭게 두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 전에 나는 ~이다.” 라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는 착한목자다.” 이 표현들로 인해 예수님은 하느님과 같은 분임을 알 수 있었고 군중들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군중들은 이 모든 것을 잊은 채 나자렛 출신이며 한낱 사람인 예수만을, 한낱 죄인만을 바라봅니다.

 

이 군중들에게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님께서는 나다.”라고 대답합니다. 외롭고 쓸쓸한 죽음의 길이 곧 닥쳐오는 가운데 부인하지 않고 군중들이 찾는 바로 그 사람이 임을 당당하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나는 아니오.”라고 부인한 베드로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팔아 넘겨질지라도, 뺨을 맞을지라도, 사람들이 외면하고 조롱하더라고 예수님께서는 숨지 않으셨습니다. 부인하지 않으셨습니다. 당당하셨습니다.

 

우리는 숨어버리고, 당당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당당한 모습들을 부러워하고 그렇게 살고 싶어 하지만 막상 나에게 그런 기회가 찾아올 때면 편한 쪽, 안전한 쪽, 안락한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당당한 쪽은 때론 위험하고, 누군가에게 조롱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당당한 것들을 보지 않게 되고 그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와 다른 모습에 받아드리지 못하곤 합니다.

 

당당한 예수 그리스도, 부인하고 숨어버린 베드로. 당당한 모습과 숨어버리는 모습 안에는 말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말씀 안에서 살아갈 때 우리는 당당하게 살 수 있지만 내 안에 말씀이 아닌 두려움이 가득할 때 우리는 숨고, 부인하고 외면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비록 황금 관에 화려한 옷을 입고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는 진정한 임금의 모습이 아닌 채찍질에 가시관과 자주색 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당당합니다. 우리 모두는 아니 바로 는 이 분을 당당하게 믿고 따르고 닮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말씀 안에서 살아갑시다. 누군가 조롱하더라도, 채찍질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말씀 안에서 살아간다면 말씀이신 그리스도는 늘 우리 가운데 살아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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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주은빈 세례자요한

등록일2020-04-10

조회수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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