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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재 막시모 신부님 사순특강(1)



*지난 2월 28일, 이대재 막시모 신부님(도룡동성당 주임)을 초청하여 사순 특강을 들었습니다.
특강의 제목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저 나름대로 “사순(四旬)시기를 지내는 우리의 삶의 자세”로 정해 보았습니다.
특강의 요지를 여기에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이번 주 목요일(3월 7일)에도 이대재 신부님의 두 번째 사순특강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혹시 1차 특강 때 강의를 못 들으신 분들에게 강의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시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 ☆
   
우리는 지난 2월 13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를 살고 있다.
매일 미사책에 나타난 사순시기의 정의를 살펴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우리를 위한 수난과 죽으심을 묵상하며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나와 있다, 좀 더 살을 붙여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우리를 위한 수난과 십자가상 희생 죽음을 특별히 많이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부활을 지향하며 준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순시기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의 우리를 위한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을 향해 걸어가는 여정”, 즉, 부활을 향해 걸어가는 중에 특별히 더 많이 묵상하는 것은 예수님의 우리를 위한 수난과 죽으심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여정이 다 그렇지만, 가는 곳에 대한 명확한 희망이 있어야 가는 것이지, 목적지에 대한 뚜렷한 희망이나 갈증이 없으면 가는 도중에 힘들어 그만 두게 된다. 목적지에 대한 확실한 희망이 있어야 된다. 그곳에 가면 엄청 좋다는 것이 있어야 가게 된다. 과연 그렇게 믿고 있는가?

나의 부모님은 초등학교도 안 나오셔서 글자를 못 쓰시고 글을 못 읽는 분들이시다. 그래서 이분들은 결혼 전부터 막노동을 하셨고 결혼 후에도 막노동을 하셨다. 아주 어렵고 힘들게 사시는 모습을 뵈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부모님의 나를 위한 수고로움과 희생에 대해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것은 부모님의 희생이 나를 위한 지극한 사랑이었다는 점이다.
사순시기는 하느님의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우리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엄청나게 많이 느껴야 되는 때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기를 ‘구원의 때’, ‘은총의 때’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는 신학생 때 사순시기가 다가오면 짜증이 난 적이 있다. 고기도 안 먹이고, 일찍 일어나게 하고, 성가는 죄다 칙친한 노래 일색이고, 제대초와 신부님이 입으시는 제의는 모두 보라색이어서 어두운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우리를 위한 사랑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오히려 기뻐해야 하는 시기다. 오히려 행복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신학생 때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다가 문득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예수님! 잘 죽었습니다.”, “저를 위해 죽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안 죽었으면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잘 죽어주었습니다.”
그분의 수난과 죽으심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수난이 칙칙함보다는 우울함보다는 사랑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었다.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로 시작을 하게 된다.
사제가 머리에 재를 얹으시며, 다음과 같은 하느님의 말씀을 신자분들에게 하신다.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창세기에서 인간이 죄 짓고 난 다음 하느님께서 벌을 내리실 때 하신 말씀이다. 이 말씀에 의하면, 인간은 ‘흙덩어리’라고 얘기할 수 있다.
창세기에서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이고, 하느님과 비슷하고, 하느님의 생명의 숨결을 지니고 있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왜 사람이 흙덩어리인가?

나는 여기 원신흥동 성당에 사기치려고 온 게 아니다. 신자분들이 행복하고 기쁘게 생활하시라는 지향을 두고 이곳에 왔다. 좋은 목적을 가지고 온 것이다.
말을 많이 하면 목이 아플까? 그렇다. 그런데 목 아프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이렇게 계속 서 있으면 다리가 아플까? 그렇다. 그러나 다리가 아프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게 사람이다. 그게 인간이다.
좋은 목적을 가지고, 좋은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되는 때가 더 많은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다 잘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좋은 뜻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그 결과가 나오는 게 세상의 이치인데, 세상만사가 다 그렇게 마음 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다.
누가 쭈글쭈글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다 젊고 탱탱해지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살다보면 아프다. 기억을 잘하면 좋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이 저하된다. 늘 아름다운 것을 원하고 옳은 것을 원하고, 좋은 것, 착한 것을 원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렇지 않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현실이 그런 것을 어쩌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장례미사 때 얘기하는 나도 일찍 죽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그러나 나도 간다. 그래서 흙덩어리란 말이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그런 상황에 있을 수밖에 없기에 그래서 인간이다.
죽고 싶지 않고 목 아프고 싶지 않고, 병들고 싶지 않고, 늘 아름답고 멋있고 올바르고 좋은 것을 추구하지만 내자신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게 사람이다. 사순시기 첫 날, 재의 수요일에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해 준다.

사순시기는 예수님이 수난과 죽음을 통해서 조건 없는 사랑을, 어마어마한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에 미쳐서 날뛰어야 하는 시기다.
‘당신이 없으면 못 살아요!, 당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시기다.
‘회개’하면 죄부터 생각한다. 그게 아니다. ‘하느님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그분한테 가요!’라며 돌아가는 것이다. 그분이 나를 너무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래서 그분에게 가는 것이다.
사순시기에 우리의 삶의 자세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이 최곱니다!”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좋은 분을 간혹가다 만나고 싶은가? 자주 만나고 싶은가? 자주 만나려면 기도를 해야한다. 가장 큰 기도는 미사에 오는 것이다.

사랑의 실천방법(1) 많이 웃고 살자.
사순시기에는 많이 웃으며 살기를 바란다. 먼저 집에서 가족들과 많이 웃자. 그리고 본당에서 형제자매들 만나면 환하게 웃자.

사랑의 실천방법(2) 말씀을 가까이 하자.
여정을 걸어갈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말씀이다. 말씀이 길잡이 내비게이션이다.

사랑의 실천방법(3) 3월 살아 숨쉬는 공동체에 나와 있는 성경구절을 많이 체험하시기를 바란다.
3월 복음은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말도 안되는 사랑을 들려주신다, 그 말씀을 체험할 때 넘어가게 된다. 그게 부활이다.
꼭 그러셔서 부활성야미사 때 너무 기뻐서 성가를 크게 부르셔서 아파트 주민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나 하고 놀랄 정도로, 평화의 인사 때 너무 행복해서 돌아다니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생활하시면, 원신흥동성당 신자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성전을 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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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유헌식요한

등록일2013-03-04

조회수10,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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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수세자요한

|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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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본당 총무님은 속기사 출신?
언제 이렇게 좋은말씀을 다 담아 두셨나요!
전번엔 일이 있어 못갔는데 다음 특강 꼭 가야지.
총무님 화이팅!!!

유헌식요한

|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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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옵는 8구역장님!
저는 학교 때부터 노트 정리하는 걸 좋아하고 잘해서 시험 볼 때면 친구들이 제 노트를 빌려가곤 했습니다.(그런데, 저는 80점, 친구들은 90점 ㅠ..필기만 잘했어요..ㅎㅎ) 속기는 안 배웠지만, 보통 사람들의 말을 거의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기록할 수는 있을 정도입니다.^^*
지난번에 남성구역장 모임 후 가셨다는 데가 어딘지 나중에 안내해 주세요. 8구역장님이 안내해 주셨다고 다들 좋아하시던데..

강혜옥프란치스카

| 20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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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님 최고!
카페에 여러가지 좋은 정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약식 사순특강 잘 들었습니다~
다음 사순특강에는 꼭 참석하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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