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구역 방문기’라니...? 제목이 잘 못 되었다. ‘방문기’가 아니라 ‘8구역 소개’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왜냐하면, 필자가 사는 곳이 바로 8구역이기 때문이다. 자기 집을 소개하면서 방문한다고 표현하면 어째 이상하다.
나는 작년(2012년) 8월말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헤아려보니 벌써 6개월을 살았다.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하였는데 8월 말에 왔으니 비교적 늦게 온 셈이지만, 나보다 훨씬 늦게 입주한 주민도 꽤 된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먼저 살던 곳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이사 날짜가 미루어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까.
신안 인스빌 리베라 아파트.
이름이 꽤나 길다. 이 아파트도 “시부모님이 찾아오기 어렵게 하려고” 그렇게 이름 지은 건 아니겠지? 그런데 요즈음은 달라져서 아파트 이름이 다시 쉽게 바뀌고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인즉 시어머니가 아파트를 못 찾는다고 시누이 손을 잡고 함께 오더라는 거였다.ㅎㅎ
총 540가구 중 신자 세대가 21세대로 이제 막 새로 시작한 작은 공동체지만, 형제구역회와 자매구역회가 매달 충실하게 열리고 있는 구역이다. 남자들은 첫 만남부터 서열이 가려져야 편한 동물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맏형인 남성수 세례자 요한 ‘형님’이 형제구역장직을 맡아 매월 셋째 주일 저녁에 구역모임을 이끄신다.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벌써 모두들 형님 아우사이가 되었다.
김은희 아가다 자매구역장님도 성품이 온화하시고 매사 솔선하시는 타입이어서 그런지 구역모임에 잘 안 나가던 아내 벨따도 여기에 와서는 구역회에 즐겨 참여한다. 만나면 즐겁고 서로 위해주고 배려해 주는 인간관계가 더 없이 편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다들 이웃을 잘 만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비슷한 어려움을 조금씩 안고 살아가면서도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과 알아갈수록 깊은 정이 속속들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오늘 판공 장소도 자매구역장님이 제공하셨다.
이경애 미카엘라 여성부회장님께서도 8구역을 꼭 오시고 싶으셨다고 했다. 그동안 반장이 공석 중이었는데, 오늘 모임에서 이명희 로사 자매님을 반장으로 지명하셨고 또 수락하시는 아름다운 모습도 연출되었다.
오늘은 마침 주임신부님께서 생신을 맞으신 날이란다. 그래서 사목회장님이 케익을 사들고 오셨다. 함께 모인 구역 식구들이 축가를 불러드리며 신부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했다.
작은 공동체 8구역! 양 구역장님들을 중심으로 기쁘고 알차게 신앙생활을 펼쳐나가며 또 이웃 복음화에도 앞장서자고 다짐하는 참으로 복된 시간이었다.
↑ 노정균 아우구스티노 형제님
↑ 최미락 프란치스코 형제님
↑ 강혜옥 프란체스카 자매님
↑ 이창균 마태오 형제님
↑ 이명희 로사 자매님
↑ 한기온 요셉 형제님
↑ 유영애 아녜스 자매님
↑ 김은희 아가다 자매구역장님